바이에른 뮌헨 vs AC밀란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는 불만스러운 결과였고, AC밀란으로서는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뮌헨은 홈팀답게 초반부터 강하게 밀고 나왔다. 좌우 측면의 필립 람과 샤놀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며 마치 3-5-2에 가까운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주도해 나갔고, 밀란은 셰브첸코와 질라르디노를 통한 역습으로 대응했다.

첫 골은 전반 23분경 밀란의 진영에서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공이 마침 발락의 발앞으로 떨어졌고, 발락은 이를 놓치지 않고 그의 전매특허라고도 할 수 있는 멋진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첫 골이 터진 후 뮌헨은 측면 수비수들의 공격가담을 최소화하며 수비를 두텁게 했고 양팀은 몇 차례의 기회를 주고 받으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밀란의 공격이 조금 살아나는 듯 했는데 57분경 뮌헨의 수비수 이스마엘의 핸드볼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셰브첸코가 성공시키며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런데 이 핸드볼 판정은 뮌헨으로서는 상당한 불만을 터트릴 만한 판정으로 보여진다. 핸드볼이란 공의 진행방향이 손이나 팔에 맞아서 급격하게 바뀌었을 때를 말하는 것인데, 분명히 공이 이스마엘 선수의 다리에 맞고 손에 맞기는 했다. 그러나 이스마엘이 의식적으로 손을 몸쪽에 바짝 붙이고 있었고, 손에 맞지 않았다 해도 어차피 이스마엘 선수의 몸통에 맞고 동일한 방향으로 꺾였을 것이다. 따라서 핸드볼로 판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본다.

또한 뮌헨으로서는 발락의 첫 골 직후 마카이가 크로스된 볼을 다이렉트로 때린 것이 밀란의 골키퍼 디다의 선방에 걸렸던 것이 무척 아쉬운 부분이었고, 밀란의 동점골 이후 전반처럼 활발한 측면공격을 살려보려고 했으나 의도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밀란은 셰도르프가 부진했고, 카카가 뮌헨의 데미첼리스에게 밀착마크를 당하면서 많은 활약을 펼치지 못해 고전을 했다. 또한 전방의 셰브첸코와 질라르디노가 아직은 호흡이 완벽하게 맞아 들어가지는 않고 있어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질라르디노의 경우 분명 좋은 선수이기는 한데 팀 선배인 필리포 인자기와 유사한 움직임을 많이 보였는데, 동료에게서 찬스를 받아내는 것은 상당히 잘하는 반면에 자신이 스스로 찬스를 만들어 내는 능력이 다소 떨어져 앞으로 이 부분을 향상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골키퍼 디다는 지난 시즌에는 챔피언스리그 경기 도중 관중이 던진 폭죽에 맞았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공중볼을 잡고 착지하다 발목부상을 당해서 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독일 언론에서는 두팀의 경기를 두고 미리보는 밀란더비라고도 소개를 했는데  발락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뮌헨을 떠날 것으로 보여진다. 현재로서는 인터밀란으로 갈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기에 이런 말들이 나왔는데, 한명의 선수가 인터밀란으로 간다고 해서 두 팀의 경기를 밀란더비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아닌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뮌헨으로서는 이 말을 듣고 상당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뮌헨에서 발락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절대적이다. 따라서 발락이 떠나게 된다면 다음 시즌 과연 뮌헨이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지 사실 의심스럽다. 발락을 대체할만한 선수가 현재로서 독일 내에서는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개인적으로 다이슬러를 무척 좋아하고, 또한 상당한 재능을 지닌 선수이기 때문에 다이슬러가 뮌헨을 이끌고 나갔으면 좋겠지만 너무나 장기간의 부상으로 고생을 한 선수라 이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고 뮌헨이 많은 돈을 들여서 외국에서 특급선수를 구해오지도 못할 것이다. 아마도 이번 시즌이 끝나고 뮌헨으로서는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다음 시즌에 심각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농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