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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리버풀은 70, 80년대에 세계축구계를 주름잡았던 클럽이다.

비록  85년 5월 벨기에 헤이젤에서 열린 유벤투스와의 챔피언스컵 결승전에서 리버풀 팬들의 난동으로 39명이 사망하고 454명이 부상 당하는 대형참사를 일으켜 유럽축구연맹으로부터 잉글랜드 클럽엔 5년, 당사자인 리버풀에겐 7년간 유럽대항전 출전 불가라는 징계를 받으며 기세가 하락되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18회의 우승으로 최다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UEFA컵 우승 3회, 76-77시즌부터 84-85시즌까지 9연속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하며 77년,78년,81년,84년 4차례 우승을 했던 전통의 명문 클럽이다.

 

그런 리버풀을 상대하는데 첼시의 무링뉴감독은 조금은 방심한 면이 있지 않나 싶다. 지난 1차전과 비교해서 그다지 전술의 변화도 보이지 않았고, 특별한 대안도 준비하지 않았던 것 같다.

1차전과의 차이점은 드로그바를 원톱 겸 오른쪽 측면공격에 치중하게 하고, 조콜을 왼쪽이지만 보다 중앙으로 이동시키고, 구드욘센이 두 선수의 뒤에서 공격을 풀어가도록 하는 투톱의 효과를 간간히 노리는 듯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오히려 그럼으로써 조콜의 측면돌파 능력을 십분 활용하지 못하고 말았다.

조콜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좌우 측면공격능력이 떨어져 리버풀의 수비진을 크게 흔들지 못하며 전반에 단 1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의 무기력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거기에다 1차전과 똑 같은 선수교체였고 더구나 교체시기도 전세를 뒤집기에는 너무나 늦은 때였다.

첼시의 무링뉴감독은 선수로서는 내세울 것이 없는 감독이다. 그 점에 대해 본인 자신이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감독으로서 크게 성공했으면서도 항상 독설적인 언변과 독단적인 행동을 하곤 한다.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의 챔피언은 첼시다. 다음 시즌에는 무링뉴감독이 보다 승자로서의 이해심과 최고의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가진 자로서의 여유를 보여주기 바란다.

 

반면 리버풀은 수비진이 너무나 견고했다. 피난, 캐러거, 히피아, 트라오레의 4백은 첼시의 공격에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90분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리버풀이 결승까지 오르는데 가장 큰 요인은 바로 4백이 든든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4백의 위력도 대단했지만 베니테스 감독의 용병술도 뛰어났다. 후반 어차피 첼시는 총공세로 나올 것이고 리버풀은 역습을 노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밀란 바로스를 빼고 보다 스피드가 뛰어나 시세를 교체하며 첼시의 수비진을 긴장시켰고, 첼시에 계속해서 밀리는 상황에서 수비형 미들인 하만을 빼고 공격수인 키웰을 투입시켰다.

키웰의 돌파력은 누구나 인정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키웰의 교체는 첼시로서는 100%의 컨디션이 아닌 키웰이긴 하지만 절대 무시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수비진까지 총공세로 나설 수 없도록 하는 효과를 발휘했다.

한마디로 리버풀의 완승이였다고 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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