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미학

 

축구의 미학

(프린츠 지몬 외 지음, 2010년)

이 책은 독일의 칼 아우어 출판사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책을 출간하기로 하였고, 그 주제로 축구를 선택하여 독일 비텐 헤르데케 대학 경제학과 교수 프리츠 지몬 등 세계적 석학들이 참여하여 만들어진 책이다.

그런데 번역가가 독문학을 전공한 탓인지 용어선택에 있어서 축구에 보다 적합한 단어들을 찾지 못해 약간은 본연의 의미가 전달되지 않고 어려운 느낌을 들게 하는 면이 있다.

 

1부 킥오프

 

 

2부 축구와 사회

 

현대 사회에서 남자는 쓸모없는 사냥꾼과 같다. 그래서 남자들에게 축구가 필요하다. 사냥꾼들이 사냥을 할 때 협동하는 체제를 ‘수컷의 연대’라고 부르는데, 현대사회에서는 스포츠 특히 축구가 그러한 연대의 장을 만들어 주고 있다.

 

빅 매치는 축구팬들에게 구경거리이자 이벤트인 동시에 종교이다. 구경거리로서의 축구는 호기심을 채워주고, 이벤트로서의 축구는 일회적인 것이 갖는 아우라를 약속하고, 의 식으로서의 축구는 의미를 부여한다.

 

1925년 실시된 오프사이드 규칙으로 인해 축구는 재탄생하게 되었다. 분화된 콤비네이션 플레이가 가능해졌고 전술적인 게임시스템이 발달하게 되었으며, 진정한 팀 스포츠가 되었다. 또한 경기 내내 일정한 긴장을 유지하게 되었다. 그것이 오늘날 축구가 대중적인 인기 스포츠로 발전하게 된 비결이다.

 

 

3부 축구의 세계

 

복합적인 사회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축구경기는 지배할 수 있는 능력과 우연적인 상황이라는 두 가지 요인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바로 다음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고 불확실하지만, 양팀 모두 가능성이 높은 행동이 무엇인지를 결정하여 목표지향적인 에너지를 방출해 불확실성을 해소한다.

 

브라질, 네덜란드, 잉글랜드, 독일, 스페인 등 축구 한 종목이 특별히 전폭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나라들이 있다. 이러한 인기로 인해 몇 십년 사이 축구가 특별한 사회계급이나 상황보다는 사회전체를 반영하는 압축적인 버전이 되었다.

(이로 인해 축구가 국가마다 다른 스타일이 확연해지고, 국력을 겨루는 대리전쟁의 성격을 지니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세계화가 진행되면서, 지역팀에 대한 충성도는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자기 지역이 아닌 팀들을 응원하는 팬들이 늘어가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수준이 높은 축구팬들조차 지역의 클럽팀이나 스타 선수와 끝까지 변치 않는 관계를 유지하지 못한다. 그들의 관심과 신뢰가 점차 축구 그 자체로 옮겨가고 있다.

 

 

4부 축구의 은유

 

1954년 베른의 기적을 연출했던 서독 대표팀의 감독이었던 제프 헤르베르거는 축구사에 남을 만한 말들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그 말들을 소개하자면,

- 공은 둥글다, 그리고 경기는 90분 동안 계속된다.

- 한 경기의 끝은 다음 경기의 시작 전이다.

- 가장 어려운 경기는 항상 바로 다음 경기이다.

- 다음 상대가 항상 가장 어려운 상대이다.

 

사람들을 축구장으로 이끄는 매력은 바로 경기 동안 긴장감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홈팀이 승리할 확률이 60%일 때 사람들은 경기장을 찾는다. 승률이 그 이상이면 그냥 집에 머물고 만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경기, 즉 한 팀의 전력이 월등할 경우 팬들은 지루함과 동시에 관심을 잃게 된다.

 

축구는 규모가 큰 경기중에서 규칙이 많지 않기에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는 것이다. 규정을 지나치게 적용하게 되면, 내부의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 축구의 매력은 규정이 많지 않기에 누구나 쉽게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