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챔피언스 리그 4 2차전 바르셀로나 vs 레알 마드리드

 

개인적으로 이 경기가 이번 시즌 챔피언스 리그의 사실상 결승전이라고 생각되는 경기였다. 다른 조의 맨유가 있기는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이 두 팀을 능가한다고 보기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경기의 승자가 챔스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1차전에서 0-2로 뒤지고 있는 레알로서는 공격적으로 나가야만 하는 경기였다. 레알은 1차전에 나오지 못했던 카르발류가 복귀하였고, 공격진에서 카카와 이과인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이과인을 최전방에 내세우는 4-5-1 전형을 기본으로, 측면에서 호날두와 디 마리아가 전방으로 나서며 경기 초반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바르샤는 1차전과 같은 전형이며, 이니에스타가 복귀한 것이 1차전과 차이점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바르샤가 볼점유율을 높이며 경기 주도권을 잡아 나갔고, 몇 차례 골 찬스가 있었지만, 카시야스의 선방이 빛나며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후반 들어 빗줄기가 거세지며 패스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바르샤에게는 다소 불리한 상황에서 시작했다. 바르샤가 진형이 다소는 뒤로 처지며 메시와 비야를 내세우는 4-4-2로 임했다.

 

두 팀의 공방이 이어지던 중, 54분 이니에스타의 킬패스를 받은 페드로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골을 성공시키며 앞서 나갔다.

실점 후 레알은 이과인을 아데바요르로, 카카를 외질로 교체하며, 선발 공격카드가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레알이 다소 흔들리는 듯 했으나, 역시 쉽게 무너질 팀은 아니었다.

 

64분 디 마리아의 패스를 받은 마르셀로가 만회골을 터트리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였다. 이후 레알로서는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다소 거친 플레이로 바르샤를 몰아붙였어야 했으나, 이렇다 할 새로운 공격카드를 꺼내지 못하며 결국은 1-1로 경기가 마무리되며 바르샤가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오늘 경기를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무리뉴 감독의 최대 약점은 오늘 같은 경우 당연히 공격 일변도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실정인데도 기본적으로 수비지향적인 스타일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바로 이점으로 인해 결국 레알은 바르샤에게 결승티켓을 넘겨 주고 말았다고 할 수 있다.

 

무리뉴의 스타일을 보면 철옹성이란 단어가 먼저 떠오른다. 우선 문을 걸어 잠그고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면 절묘하면서도 철저히 공략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럽무대에서 포트투를 이끌고 우승한 것처럼 한 수 위의 팀을 상대하거나, 수비를 중시하는 이탈리아 축구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한다.

 

무리뉴가 레알 부임시 모래알 같은 조직을 하나로 만드는 응집력 역할에는 특효약으로 작용될 수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 레알은 어느 기준 이상 조직력도 갖추었고 화려하면서 막강한 공격력을 가진 팀으로, 무리뉴 스타일은 지금의 레알에게 약보다는 독이 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해야겠다.

 

아마도 머리 좋은 무리뉴가 이점을 누구보다도 먼저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국왕컵에서 바르샤를 누르고 우승을 하였지만, 레알이 시즌 내내 바르샤에 끌려 다닌 점을 감안하면 지금이 레알을 떠날 적기임을 이미 간파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바르샤와의 1차전 패배 후, (물론 무리뉴가 퇴장 당한 상황이 다소 억울한 면이 많긴 하지만) 강한 어조로 음모론까지 들먹이며 축구계를 비판한 것은 레알을 떠나기 위한 하나의 빌미를 만드는 과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7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