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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수

 

역시 라이벌전의 위력이 무섭다. 프로축구 한경기 최다 관중인 5만5천여명이 그라운드를 찾았고, 경기도 이에 보답하듯 밀고 밀리는 팽팽한 접전을 펼쳐 보였다.

최근 3연패를 당한 수원은 초반부터 강하게 서울을 압박했고, 서울은 특유의 패스플레이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홈에서 제대로 경기를 풀어 나가지 못했다.

 

지난해 말 드래프트 1순위로 수원에 입단한 신인 하태균은 전방에서 폭넓은 움직임과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으면서 위협적인 모습을 몇 차례 선보이더니, 전반 17분 수비수들 사이에서 역방향으로 골문 가장자리를 향해 때린 슈팅이 결승골로 연결되었다.

하태균 선수는 아직 시야나 경험이 부족하지만, 움직임이 폭넓고 공중볼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트래핑하는데 탁월한 감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전반 30분경을 전후하여 서울이 플레이가 살아나기 시작했으나, 수원의 수비가 견고한 반면 서울의 공격은 어딘가 손발이 맞지 않으면서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전반을 마감했다. 특히 수원의 이정수는 수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쳐 주었다.

 

후반 들어 서울은 당연히 공격적으로 나왔고, 수원은 4-4-2 에서 4-5-1 의 포메이션으로 전환하며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노리는 전술로 경기에 임했다.

서울은 히칼도가 후반에 들어가며 넓은 시야를 바탕으로 전방으로 날카로운 패스들을 이어주며 전반보다는 나은 플레이를 펼쳤으나, 박주영이 다소 부진했고 여전히 마무리 단계에서 매끄러운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하며 결국 0-1로 패배하고 말았다.

 

오늘의 경기는 라이벌전으로 많은 관심을 유발했는데, 흠이라면 심판의 경기운영이 원활하지 못했다.

후반 초반 상대선수의 발을 보고 태클이 들어간 김남일의 플레이는 퇴장을 주어야 할 정도의 더티한 반칙이었다. 상대선수가 어리다 보니 선배인 김남일에게 대들지 못했을 뿐이지, 라이벌전임을 감안한다면 집단 몸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다. 더구나 김남일은 그 후에도 이을용을 고의적으로 몸으로 부딪히는 장면이 나왔을 때는 당연히 퇴장을 시켰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심판의 공정하고도 과감한 판정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스코틀랜드의 셀틱과 레인저스, 포르투갈의 벤피카와 스포르팅 리스본, 프랑스의 마르세이유와 파리 생 제르망처럼 수원과 서울도 영원한 맞수로서 정정당당하면서도 재미있는 경기로 K리그를 이끌어 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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