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조 경기결과 (이탈리아 vs 미국)

이탈리아 vs 미국

 

레이나

 

이탈리아와 미국이 1-1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E조가 진정한 죽음의 조로 변하게 되었고, 16강 진출국이 막판에 가서야 가려지게 되었다. 4개국은 피를 말리는 싸움이겠지만, 축구팬들로서는 흥미진진한 다툼을 보게 되어 흥분될 것이다.

 

전반 양팀이 4-4-2 포메이션으로 나왔으나, 이탈리아는 포백의 측면 수비수들을 수비형 미들선까지 끌어올리며 공격적으로 나왔고, 미국도 체코전과는 달리 미들진영에서 적극적으로 압박을 하며 의욕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공방을 주고 받았으나 미국이 오른쪽에서의 돌파가 살아나면서 15분 오른쪽 돌파에서 올라온 공을 컨베이가 슛했으나 빗나갔고, 17분 뎀프시의 슛이 골문을 벗어나는 등 이탈리아보다 좋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이탈리아는 전방의 루카 토니와 질라르디노가 미국의 오니우와 포프의 적극적인 대인방어 막히며 고전을 했다.

 

그러나 21분 이탈리아가 프리킥 찬스에서 피를로가 문전으로 올린 것을 질라르디노가 다이빙 헤딩슛으로 선취점을 올렸다. 선취점을 올린 이탈리아가 여유를 가지고 경기를 주도할 분위기였으나, 27분 레이나의 프리킥을 차카르도가 걷어낸다는 것이 그대로 이탈리아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며 자책골로 1-1 무승부가 되고 말았다.

 

1분 뒤 이탈리아의 데 로시가 공중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미국의 맥브라이드를 팔꿈치로 가격했고, FIFA가 공언한대로 심판이 가차없이 레드카드를 꺼냈다. 수적열세에 놓인 이탈리아는 미들에서 미국의 거센 압박에 고전했고, 결국 리피감독이 빠른 시간에 승부수를 던졌다. 토티를 빼고 카투소를 투입한 것이다. 아마도 토티보다 미들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미국 선수들과 부딪히며 미국의 압박을 저지시키기 위한 목적이었을 것이다.

 

42분 미국의 마스트로에니의 강력한 중거리슛이 골대위로 살짝 빗겨가면서 미국은 아쉬운 찬스를 놓쳤는데, 44분 마스트로에니가 미들진영에서 피를로에게 측면에서 깊은 태클을 가해 퇴장당하고 말았다. 미국으로서는 수적우위를 점하며 이탈리아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순간이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미국에 불운이 다가왔다. 그 동안 상대 투톱을 잘 막아내며 멋진 수비를 보여주었던 포프가 질라르디노에게 태클을 했는데, 심한 태클도 아니었는데 심판이 퇴장을 시켰다. 다소 심판이 성급히 판단을 내린 장면이었다.

2명이 퇴장당한 미국은 이탈리아에 밀리기 시작했다. 미국은 전반전에 왼쪽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던 컨베이를 빼고 콘래드를 넣으며 수비를 강화했는데, 후반 7분 문전으로 올라온 공을 미국의 보카네그라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크로스바를 맞으며 튕겨 나가는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수적우위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오프사이드를 범하며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다가 오히려 미국의 반격에 가슴이 철렁하는 장면들을 노출시켰다. 후반 17분 맥브라이드의 슈팅이 빗나가고, 20분에는 교체해 들어간 비즐리가 슛한 것이 골문 안으로 들어갔으나, 맥브라이드가 볼진행방향에 서있으면서 골키퍼의 시선을 뺏는 발동작을 취함으로써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체력을 소진한 미국이 이탈리아의 공격을 막아내는 형국이었는데 후반 교체해 들어간 델 피에로가 왼쪽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27분 피를로가 수비수 키를 살짝 넘겨 전방으로 들어가는 델 피에로에게 연결했고, 이를 델 피에로가 다이렉트로 왼발로 툭 찼으나 켈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33분에도 델 피에로의 중거리슛이 켈러의 선방에 막히며 1-1 무승부를 기록하고 말았다.

 

두팀 모두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을 것이다. 미국은 오늘 선전을 했는데, 가나전을 남겨놓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투톱인 도노번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이 고민거리이다.

반면 이탈리아는 빗장수비에서 벗어나 공격적인 전술로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큰소리 쳤지만, 가나전에서 승리하긴 했어도 그다지 날카로운 공격력을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