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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독일이 월드컵을 개최하게 된다. 클린스만 체제로 바뀌면서 다소 좋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고 1년 가까이 준비기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지금의 전력대로라면 8강 이상을 장담하기가 힘들 것 같다.

 

오늘 새벽에 벌어진 컨페더레이션컵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독일은 2-3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스코어로만 보면 나름대로 선전한 것 같지만 경기내용면에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특히 후반전에서는 위협적인 유효슈팅이 거의 나오질 못했다. 페널티박스 근처까지만 갈 뿐 그 이상을 보여주질 못했다. 현재 독일의 문제점을 보면 미들에서의 창의적인 플레이가 결여된 느낌이다. 2000년 프랑크푸르트 발트 슈타디온에서 직접 프랑크푸르트와 도르트문트의 경기를 관전한 적이 있다. 그 당시 경기를 보면서 받은 느낌은 K리그와 흡사한 모습이라는 점이었다. 두 팀이 미들진영에서 치열하게 공다툼을 하며 바쁘게 오갈 뿐이고 상대방 페널티박스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전혀 보여주질 못했었다. 그런 현상들이 대표팀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의 문제점은 클린스만과 루디 푈러의 은퇴 이후 위협적인 최전방 공격수가 없다.(한때 비어호프가 인상적인 플레이를 하긴 했지만 선배들의 업적을 이어가기엔 부족한 느낌이었다.) 쿠라니, 클로제, 포돌스키, 아사모아 같은 선수들이 있긴 하지만 경쟁상대국들인 잉글랜드의 오웬, 프랑스의 앙리, 네덜란드의 반 니스텔루이, 스페인의 라울 등과 같은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없다.

이런 실정이다 보니 오늘의 경기에서 살펴보면 클린스만 감독은 중앙 공격수를 좌우 측면으로 빠지게 하고 그 틈을 발락 등의 미들진이 파고드는 전술을 구사했지만 효과적이질 못했다. 그 전술이 먹히기 위해서는 미드필더들의 창의적이고 유기적인 플레이가 필수적인데 감독의 의도를 선수들이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발락 혼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안쓰러울 정도였다.

 

독일이 1년내로 세계적인 중앙 공격수를 만들어내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고 본다. 그럼 오늘 클린스만이 들고 나왔던 전술이 충분히 해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들에서의 창의적이고 유기적인 플레이를 지금부터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독일 미들에서의 중심은 단연 발락이다. 그런데 너무 발락에게만 의존하다보니 혼자서 경기도 풀어나가야 하고, 빈 틈을 노려 득점도 노려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발락이 지고 있는 짐을 나눌 필요가 있다.

그 짐을 같이 지고 갈 선수가 세바스티안 다이슬러였으면 좋겠다. 한때는 환상적인 드리블과 창의적인 패스로 독일축구의 미래로 일컬어지며 독일축구의 ‘카이저’ 프란쯔 베켄바우어로부터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고질적인 오른쪽 무릎부상으로 인해 수 차례 수술대에 오르는 고통과 더불어 우울증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다시금 재활에 성공해 대표팀에 돌아왔다. 지금까지의 아픔과 불행을 딛고 그의 환상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가 살아났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다이슬러의 플레이를 처음 봤을 때 너무나 매력적이었던 기억이 아직도 강하게 남아있다. 내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다이슬러가 자신의 재능을 다시 한번 멋지게 펼치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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