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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 vs 세비야

soccerpark 2006. 1. 17. 12:03

 

 

 

세비야에서 공수의 중심으로 활약했던 밥티스타와 라모스를 영입했던 레알 마드리드가 지단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세비야를 4-2로 물리쳤다.

비록 전반전 밖에 관전하지 못하긴 했지만, 이전 룩셈부르고 감독이 있을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느낌이었다.

 

첫째, 압박이 강해졌다. 전에는 어슬렁거린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선수들의 활동량이 적었다. 그러나 세비야전에서 보여준 압박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중원싸움에서 세비야를 완전히 압도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나이 어린 라모스와 유스팀 출신의 메히야가 중앙수비를 담당했기 때문에 노련미의 부족으로 흔들릴 수도 있었으나, 전체적인 압박이 뛰어났기 때문에 한결 수월하게 수비에 전념할 수 있었다.

 

둘째, 지단이 살아났다는 점이다. 올 시즌 초 지단의 플레이를 보면서 체력이 다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최근 로이 킨이 자신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셀틱으로 이적한 것과 같이 마르세이유로 이적해 선수생활을 마감할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세비야전에서 날카로운 패스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해트트릭까지 기록하며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

 

셋째, 공격루트가 다양해졌다는 것이다. 이 점은 지단의 플레이가 살아난 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올 시즌 레알의 공격은 베컴의 크로스가 날카로웠던 것을 제외하면 라울이나 호나우두 등 공격수 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플레이가 많았다. 그러나 세비야 전에서는 좌측에선 지단, 우측에선 베컴, 중앙에서는 구티가 패스 및 슈팅을 노렸고, 좌우측 윙백인 카를로스와 시싱요의 오버래핑, 그리고 간간이 그라베센에게서 나오는 스루패스 등 휠씬 다양한 공격력을 보여 주었다.

 

앞으로도 레알이 세비야전과 같은 플레이를 펼친다면 현재로서는 선두인 바르샤를 뛰어넘기는 힘든 상황이고, 2위 자리는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레알이 유의해야 할 점은

첫째, 좌우측의 윙백들이 공격에 가담했을 경우, 빈공간을 수비형 미드필더나 다른 선수들이 적절히 커버해 상대의 역습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

둘째, 라울과 호나우두의 부상공백으로 호빙요와 밥티스타가 투톱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질텐데, 두 선수 모두 현재보다는 나은 플레이를 선보여야 한다.

특히 밥티스타의 경우 세비야에서 보여주었던 골결정력과 파워를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데 컨디션을 좀 더 끌어 올려야 할 것이다.

 

한편 세비야는 공격진에 파비아누, 카누테, 아드리아누, 헤수스 나바스 등 능력있는 선수들이 출전했지만, 서로의 호흡이 맞질 않고 약속된 플레이가 없는 듯한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보다 유기적인 공격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듬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