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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피아코스 vs 레알 마드리드

soccerpark 2005. 10. 2. 09:52

 

 

 

오랜만에 히바우두를 볼 수 있어 좋았는데 여전히 개인 기량이 녹슬지 않은 것 같았다. 올림피아코스는 4-3-1-2의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임했는데 바로 투톱을 지원하는 1의 역할을 히바우두가 했다. 아직까지 수비수 한명 정도는 가볍게 달고 다니며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고, 날카로운 프리킥과 중거리슛을 날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림피아코스는 자국 내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으며 수비 조직력이 좋은 팀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반 레알에 일방적으로 당하긴 했지만 중앙 수비수들의 기본적인 능력은 우수한 편이었다. 특히 과감하면서도 안정적인 태클로 공을 걷어내는 능력이 돋보였다.

이날 경기 내내 베컴은 왜 세계 최고의 오른발 크로스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불리는지를 확연히 보여 주었다. 베컴이 보여준 크로스는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정교함을 자랑했고 올림피아코스는 베컴의 크로스를 막아내지 못하며 전반을 압도당하고 말았다.

 

후반 들어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동점을 이룬 올림피아코스로서는 수비 일변도로 돌변할 수도 있었을 텐데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나온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었고, 그런데 그것이 충분히 효과를 발휘하기는 했다. 널리 알려진 것과 같이 레알의 수비는 확실히 견고하지 못한 면이 있다. 따라서 같이 맞받아치면서 공격을 하면 상대적으로 레알의 공격이 무뎌지게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같은 전술을 사용하기에는 올림피아코스로서는 적진에서 경기를 하고 있다는 점과 아무리 밀리고 있더라도 단 한방으로도 득점을 올리는 재능을 가진 공격수들이 전방에 포진하고 있는 레알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15분~20분 정도 맞불을 질렀다가 동점이었기에 수비 지향적으로 전환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상대의 의표를 찌른 예상외의 전략이었음은 분명했다.

 

올림피아코스가 홈에서 레알과 경기를 할 경우라면 이날 후반에 보여준 것과 같은 전술을 사용하면 분명히 효과를 발휘했을 것이다. 투톱 중 조르제비치의 왼쪽에서의 활약도 좋았고 여전히 히바우두가 위협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수비가 약한 레알로서도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레알의 공격수들을 보면 호나우두, 밥티스타, 호빙유가 브라질 출신이고 감독 또한 브라질 출신이다. 따라서 이들은 은연중에 중앙 공격을 고집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다. 언제가 리가 경기에서도 라울이 빠진 상태에서 베컴만이 좌우로 공을 패스하며 크게 흔들 뿐, 이들은 중앙 공격에 치중하는 모습을 본 기억이 있다.

그러므로 올림피아코스로서는 중앙수비 뿐만 아니라 히바우두가 투톱을 지원하며 공격적으로 나가기 때문에 미들진들을 보다 중앙쪽으로 몰려 포진시켜 중앙을 두텁게 한다면 보다 효과적으로 레알을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