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유니폼
지난
주말에 끝난 피스컵 개막 직전 고려대 프로올스타와 아인트호벤과의 친선경기가 열렸었다.
비록
은퇴는 했지만 고려대 프로올스타로 출전한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선수의 반가운 모습을 오랜만에 볼 수가 있었다. 고대 전통의 빨간색과 흰색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그는 경기
후 "예전 대학시절로 돌아가 연세대와의 정기전을 치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귀에 익은 응원가가 들려서 좋았고 은퇴한 내게 이런 영광의 기회가
주어져 뜻 깊다" 고 감회를 밝혔다.
아마도
홍명보선수는 다시 모교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무척이나 감격스러웠을 것이다. 유니폼을 보면서 느껴지는 전통과 자부심이
가슴 깊숙이 밀려들었을 것이다.
국가대표 축구 유니폼은 그 색상과
무늬만으로도 한 나라를 대변한다. 나라의 전통과 상징성, 역동성, 심리적 일체감 등을 나타낸다.
이러한
유니폼의 유래를 살펴보면 영국에서 1863년 축구가 시작되었을 당시 축구는 상류층의 전유물이었고, 유니폼은 정장에 가까운 복장이었다. 그 후
축구가 확산되어 노동자들도 축구에 참여하게 되면서 평상복을 운동복으로 입은 것을 시초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간혹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이 서로
유니폼을 바뀌기도 하는데 이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20세기 중반에 선수들이 경기 후 평화를 위해 상대선수 중
존경하는 선수나 친한 선수와 유니폼을 바꿔 입은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많은 국가들의 유니폼은 국기 색상을
바탕으로 하거나 또는 유니폼 색상에 의해 국가대표팀의 닉네임이 붙여지기도 한다.
프랑스 =
레블뢰 군단 (les bleus는 프랑스어로 파랑을 뜻함)
이탈리아 = 아주리 군단 (파랑)
벨기에 = 븕은 악마 (원조 붉은
악마)
멕시코 = 트리콜로레스 (멕시코의 삼색기를 뜻함)
미국 = 레드 & 화이트 & 블루 (미국의
국기색)
브라질 = 카나리아 군단 (노란 유니폼에서 붙은 별명)
네덜란드 = 오렌지군단 (유니폼 색이
오렌지색)
1920년대부터 시작된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유니폼은 적색, 청색, 검정색 등 태극기의 색상이 주로 쓰였으며 1985년부터 붉은색 유니폼이 사용됐다. 흔히들 대한민국 축구팀을
붉은 악마라고도 부르는데 다들 알고 있지만 원조 붉은 악마는 벨기에다. 86 멕시코 월드컵에서 4강을 차지했을 때 벨기에의 붉은색 유니폼 때문에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름이다.
적색은 위협적인 느낌, 활력, 흥분감 등을 유발하여 경기 분위기를 장악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한 연구에 따르면 유럽축구대회인
유로2004에 참가한 각국 대표팀의 승률을 조사했는데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을 때 승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골도
더 많이 넣었다고 한다.
과거
유니폼은 단순히 선수의 소속을 식별하는 하나의 수단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제는 경기력 향상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두겹으로 만들어졌음에도 155g으로 최경량을 자랑한다. 보통 사과 하나의 무게가 170g~230g인 점을 감안하면 유니폼이
얼마나 가벼운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전체적으로는 신축성이 뛰어난 폴리에스테르 원단을 사용하고 겨드랑이 부분은 통풍패널을 덧대어 공기 순환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원단을 방수 처리해 수중전에서도 빗물로 인한 무게 증가와 불쾌감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앞으로도 경기력 향상을
위한 유니폼 개발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2002년 월드컵에서 잉글랜드 대표팀은 자국 브랜드인 엄브로의 유니폼을 입어 엄청난 스포츠 마케팅효과 및 엄브로를 세계적인 스포츠 의류업체로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각국의 유명한 브랜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잉글랜드 = 엄브로, 리복
독일 = 아디다스, 푸마
프랑스 = 르꼬끄 스포르티브
이탈리아 = 카파, 디아도라, 휠라, 로또
덴마크 = 험멜
지금까지 유니폼에 대한 여러가지 사항들을 이야기 했는데 축구선수에게 유니폼은 군인들의 전투복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군인들이 전쟁에 전투복을 입고 나가듯이 선수들은 경기장에 유니폼을 입고 나간다. 따라서 선수들은 유니폼을 입는 그 순간부터 절대 긴장을 늦추어서 안 된다. 유니폼을 입음으로써 자신이 속한 단체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과 함께 자신의 유니폼을 보면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항상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승리를 위해 부단한 연습과 노력을 기울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