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트호벤 vs AC밀란 챔피언스리그 2차전
한국팬들로서는 아쉽겠지만 명승부였다.
오늘 AC밀란의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셰브첸코, 카카, 피를로 등이 제 몫을 해내지 못했고 수비진에서도 3골이나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경기 종료 직전 AC밀란 암브로시니의 골이 터지고 다시 아인트호벤의 코쿠가 골을 넣으며 마지막까지 축구팬들을 흥분시켰다.
비록 오늘 패하기는 했지만 아인트호벤 선수들이 보여준 플레이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AC밀란을 상대로 2골을 만회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좋은 경기를 펼쳐 주었다. 정말 히딩크이기에 이런 선수 구성으로 이만큼 해낼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경기 초반부터 왼쪽의 이영표, 오른쪽의 루시우스와 파르판의 측면돌파가 살아나면서 좌우로 크게 흔들면서 노장들이 많은 AC밀란의 수비진들을 많이 뛰게 함으로써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게 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특히 오이에르의 공백을 메워준 루시우스의 경우 수비에서는 물론이고 파르판의 측면공격을 지원하는 역할을 100%이상 충실히 수행해냈다.
이영표는 개인적으로는 카푸와의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며 어시스트까지 기록하는 등 맹활약을 펼쳐주었다. 박지성의 경우 1차전에 비해서는 활발하진 못했지만, 첫골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의지를 살려냈다는 점에서 제 몫을 다했다.
아인트호벤이 결승진출에 실패했지만 한국팬들에게는 그래도 박지성, 이영표 두 선수가 큰 선물을 했다. 이제 이 두 선수는 세계적인 선수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성장했고 분명히 한국 축구를 한단계 발전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두 선수가 오늘의 자리까지 올라서기까지 모두가 알다시피 네덜란드에서 많은 야유와 좌절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부단한 노력을 했기에 가능했다.
얼마 전 신문에 난 기사를 보면 박지성의 생활은 흡사 ‘축구교도소’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표현하고 있다. 과거 차범근 수원삼성 감독이 분데스리가에 진출했을 때도 체력보강을 위해 피가 뚝뚝 떨어질 정도의 입에도 맞지 않는 스테이크를 먹어가며 수도승과 같은 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러한 노력들이 있었기에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에 비해 한때 축구천재로 불리웠던 고종수나 이동국(그나마 두 선수 모두 최근에 다시 살아나고 있기는 하다.)의 경우 축구계에서는 누구나 인정할 정도의 방탕한(?) 생활을 하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도 큰 선수로 성장하지 못했다.
현재 축구를 하고 있는 초중고 및 대학생 선수들은 자신이 왜 축구를 하며, 또한 어떤 자세로 선수생활을 해나가야 할지 박지성의 활약을 보면서 곰곰히 생각해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