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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V 아인트호벤 - AC밀란 챔스 4강 1차전

soccerpark 2005. 4. 27. 08:34

 

국가대표로서 웸블리에서 서 보는 것 만큼이나, 클럽선수로서 산시로 구장에 서 본다는 것은 축구선수로서 무한한 영광이라고 생각된다.

2000년 직접 가서 보았던 산시로는 규모, 명성, 실력에다 아름다운 외관까지 정말 부러워하지 않을 수 없는 구장이었다.  그런 곳에서 그래도 주눅들어 수비 일변도로만 경기를 펼치지 않은 PSV 아인트호벤 선수들에게 대견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아마도 그런 면을 먼저 히딩크감독이 간파하고 원정경기임에도 공격적으로 전술을 운용하지 않았나 싶다.

 

“역시”라는 말이 어울리는 한판이었다.  전문가들의 7-3 AC밀란의 우세 예상대로 맞아 떨어졌다. 아인트호벤이 0-2로 패하고 말았다. 

특히 셰브첸코는 아무리 칭찬해도 아깝지 않은 스트라이커임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다.

 

전반 초반 10여분간 아인트호벤은 AC밀란의 거센 공세를 막아내며 경기를 잘 이끌어 나갔다. 그러나 중반 이후 고메스 골키퍼가 공을 잡으면 미들에서의 플레이를 생략한 채 계속해서 전방으로 공을 올려 주었는데, 하셀링크가 빠진 상황에서 높이에서 밀리기 때문에 그 공을 따내기엔 아인트호벤 선수들에게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주도권이 계속적으로 AC밀란에게로 넘어갔고 전반 막판 셰브첸코에게 골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전반 내내 AC밀란은 아인트호벤의 알렉스와 보우마의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점을 충분히 감안한 플레이를 펼쳤다. 틈만 나면 수비진에서 곧바로 아인트호벤의 수비 뒷공간을 향해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 주며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후반 들어서 보여준 아인트호벤의 플레이는 솔직히 놀라웠다. 막강 AC밀란의 수비수들을 상대로 패스를 주고 받으며 중앙에서 찬스를 만드는 모습은 무척 인상적이었다.

아인트호벤 홈에서 펼쳐지는 2차전에서도 그와 같은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그래도 거의 꺼진 것이나 다름없는 결승진출의 기회를 살릴 수도 있을 것이다.

지난 03~04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AC밀란은 데포르티보에게 1차전 홈경기에서 4-1로 승리한 뒤, 2차전 원정경기서 믿기지 않는 0-4 패배로 탈락한 바 있다.

그러나 솔직히 그런 기적은 다시 일어나기 싶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