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별/한국축구
흐르는 강물처럼
soccerpark
2005. 3. 30. 23:54
한국과 우즈벡의 경기에서 보여준 박지성의 플레이는 매우 뛰어났다.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함은 물론이고, 공격에서 상대의 틈을 파고들어 돌파하거나 패스하는 모습을 보면서 흐뭇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때 한국과 일본이 대결을 펼칠 때마다 일본에 나카타가 있다는 사실을 무척이나 부러워한 적이 있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뛰어난 스트라이커와 중앙수비수가 많이 배출되었지만 뛰어난 게임메이커는 드물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지난 시절의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획일적이고 강요된 플레이를 맞아가면서 배워왔기 때문에 창조적인 플레이를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 박지성의 플레이를 보면서 우리도 훌륭한 게임메이커를 하나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박지성이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쳐 보일 수 있었던 데는 그의 드리블 스타일을 자세히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일단 자신에게 패스되어 오는 공의 스피드를 죽이지 않고 페이크를 통해 상대의 중심을 뺏는 것을 여러 번 볼 수 있었다. 공의 스피드를 죽이지 않기 때문에 제2의 동작이 무리없이 빠르게 연결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느낌을 준다. 드리블이란 무리하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드리블 하는 척 하면서 내주고, 내주는 척 하면서 드리블을 해야 한다. 말로는 쉽지만 사실 경기에서 이를 직접 해보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오늘 박지성의 플레이는 칭찬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