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전 독일 vs 스페인
4강전 독일 vs 스페인
미리 예상해보자면, 독일이 조금 우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페인은 지난 파라과이 전에서도 그랬지만, 독일의 압박을 좀처럼 공략해 들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골잡이 토레스의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이 마음에 걸린다.
그러나 독일도 뮐러의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하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스페인은 부진했던 토레스를 빼고 페드로를 선발출전시키고, 비야를 중앙으로 옮기며 독일의 허를 찌르는 작전으로 나왔다. 독일은 뮐러를 대신해 트로초프스키가 선발 출전하였다.
시작 5분까지는 독일이 괜찮았다. 그러나 이후 주도권을 스페인에게 내주고 말았다.
이전까지 독일이 보여주던 놀라운 경기력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전반전이었다.
위기 상황에서 처음으로 독일에 발락이 없는 공백이 느껴지는 경기였다.
독일로서는 수 차례의 위기를 실점없이 넘기며 0-0으로 전반을 마무리 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정도의 경기였다.
후반전은 완벽한 스페인의 페이스였다. 후반 12분경 결정적인 3차례의 스페인 슛이 무산되었으나,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독일은 분위기 전환을 위해 트로초브스키를 빼고 크루스를 투입하였다. 그러나 독일은 예상과 달리 압박이 헐거우며 공간을 계속해서 허용하는 모습이었다. 다행히 페널티박스 근처에서는 수비가 이루어지고 있어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있었다.
반면 스페인은 독일 배후로 침투하는 선수들에 대한 패스가 원활히 이루어지고, 미들에서부터 압박으로 독일이 원활히 경기를 운영하지 못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23분경 수비만 당하고 있던 독일이 모처럼의 역습찬스에서 크루스의 결정적 슛이 카시야스의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이 찬스만 살렸더라면 독일로서는 다른 양상으로 경기를 이끌고 갈 수 있었는데 경기의 승패를 가르는 순간이었다.
공격을 이어가던 스페인이 드디어 28분 코너킥 찬스에서 공격까지 가담한 푸욜이 헤딩골을 터트리며 앞서 나갔다. 푸욜은 골도 넣었지만, 다소 우려했던 것과 달리 역시 노장으로서 빅게임에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주었다.
이제는 공격을 할 수 밖에 없는 독일이었으나, 이전 경기들과 달리 독일의 강력한 압박이 보이지도 않고 상대 수비 사이로 빠지는 스루패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스페인이 많이 뛰며 수세시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다급해진 독일은 케디라를 빼고 고메스를 넣으며 공격을 강화하고, 스페인은 많이 뛴 비야를 빼고 토레스를 투입시켰다. 그러나 결국 독일은 스페인의 골문을 열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0-1로 패하며 탈락하고 말았다.
스페인은 난적 독일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 네덜란드와 우승을 다투게 되었는데, 두 팀은 처녀우승을 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오늘 독일은 나오지 말아야 할 경기패턴과 플레이가 나왔고, 스페인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던 자신들의 기량을 그대로 펼쳐 보인 경기였다.
독일이 초반부터 다소 수비적으로 나온 것이 실패였다고 생각된다. 오늘의 독일은 마치 2006년 이전의 독일처럼 쉽게 지지 않으면서 꾸역꾸역 올라오던 그 모습을 다시 보는 듯한, 전혀 창의적인 경기를 펼쳐 보이지 못했다. 미들에서 스페인에게 압도당한 것과 선선수들이 공을 가지고 있는 시간에서 스페인은 바로 바로 패스하는데 반해 독일은 일단 공을 잡고 다시 패스를 이어가는 이 조그만 차이가 패인이었다.
스페인은 이제야 자신들의 장점인 패스플레이와 공간으로 빠지는 선수들에 대한 적절한 공 투입, 미들에서의 활발한 움직임 등 축구팬들이 보고 싶어하던 모습들을 보여주면서 기분 좋게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묻 독일의 점쟁이 문어 파울 용하네. 이번에도 정확히 경기결과를 예측했네.
독일팬들로서는 안타깝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