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2010 월드컵

16강전 잉글랜드 vs 독일

soccerpark 2010. 6. 28. 00:52

16강전 잉글랜드 vs 독일

 

대한민국과 일본의 대결과 같은 견원지간의 경기였고, 16강전 최고의 대결 중 하나였기에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더구나 독일의 축구영웅 베켄바워가 잉글랜드에게 뻥축구라며 비하하는 발언을 해 경기 전부터 논란이 되던 경기였다.

 

잉글랜드는 루니와 데포를 전방에 세운 4-4-2, 독일은 클로제를 내세운 4-2-3-1로 경기에 임했다. 경기 초반 잉글랜드는 스피드를 활용해 후방에서 전방으로 길게 찔러 주는 양상이었고, 독일은 수비 사이 빈 공간을 노리며 효과적으로 경기를 운영해 나갔다. 그러나 서로 조심하며 긴장감 100%의 신중한 경기가 펼쳐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잉글랜드는 공을 가진 선수에 대해 접근해 주는 협력플레이가 미진하며 뭔가 발이 맞지 않는 양상인 반면, 독일은 아주 영리하게 잉글랜드 수비의 공간을 찾아내며 공략해 들어갔다.

 

결국 독일이 먼저 20분경에 골키퍼가 전방으로 올린 공을 잉글랜드 수비가 클로제와의 어깨싸움에서 밀렸고, 클로제가 넘어지며 감각적인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후에도 독일은 잉글랜드의 수비를 무너뜨리며 찬스들을 만들더니 32분 원터치 패스로 잉글랜드 수비진을 허문 뒤 패스를 받은 포돌스키의 골로 2-0으로 도망갔다.

 

잉글랜드가 이대로 무너지는가 했으나 아니었다. 전반 내내 답답한 경기를 했지만 그나마 잉글랜드의 오른쪽 공격라인은 괜찮은 모습을 보였는데, 역시 오른쪽에서 제라드가 크로스를 올린 것을 업슨이 헤딩으로 골을 기록하며 따라 붙었다.

뒤이어 잉글랜드는 램퍼드의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으나, 심판은 골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서 계속되고 있는 심판의 오심이 또 다시 벌어진 것이다. 잉글랜드로서는 너무나 억울할 수 밖에 없는 골이었다.

이후 분위기는 반전되어 잉글랜드가 경기를 주도했으나, 전반은 2-1 독일이 앞서며 끝났다.

 

후반 6분 램퍼드가 프리킥 찬스에서 날린 슛이 또 다시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잉글랜드의 공세가 예상되었다. 뒤이어 제라드의 중거리슛들이 터지며 경기력이 살아나며 밀고 당기는 형태이지만, 독일이 섣부른 공격은 자제하는 양상이었다.

 

15분경부터 경기가 불붙기 시작하며 잉글랜드가 다소 밀어 붙이는 듯 했으나, 23분 독일의 역습에서 뮐러의 추가골이 터졌고, 곧이어 다시 독일이 역습상황에서 외질이 긴 거리를 단독돌파해 들어와 내준 것을 뮐러가 또 다시 골을 터트렸다.

 

이후 잉글랜드는 힘이 빠지는 모습이었고, 4-1이라는 스코어를 좁히지 못하고 충격적인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독일은 예전과 달리 상대 수비 사이와 뒷공간을 노리는 세밀한 패스플레이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으며 그것이 오늘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반면 잉글랜드는 루니의 부진과 독일에 비해 창의적이지 못하고 단조로운 공격 전술로 허무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전반 램퍼드의 슛이 골로 인정되었다면 경기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오늘의 경기력을 살펴보자면 골로 인정되었다 하더라도 잉글랜드가 독일을 물리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