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2010 월드컵

잉글랜드 vs 슬로베니아

soccerpark 2010. 6. 26. 09:42

잉글랜드 vs 슬로베니아

 

잉글랜드로서는 반드시 슬로베니아를 잡아야 하는 절대절명의 경기였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프랑스에 이어 축구 종주국의 체면을 구긴 채 짐을 싸야 하는 상황이었다.

 

슬로베니아는 코렌과 노바코비치 중심의 4-4-2, 잉글랜드는 지난 경기들에서 부진했던 레논 대신 밀러, 헤스키 대신 데포, 그리고 골치거리인 골키퍼 자리에는 제임스를 선발출전 시키며 4-4-2로 경기에 임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잉글랜드이다 보니 지난 경기들과 달리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경기 시작부터 주도권을 잡고 밀어 붙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슬로베니아도 의외로 수비에만 집중하지 않고 역습시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했다.

 

전반 23분 드디어 기다리던 잉글랜드의 골이 터졌다. 새로이 선발 출전시킨 두 선수가 일을 냈다. 왼쪽에서 밀너가 올려 준 볼을 데포가 골을 터트린 것이다. 골 이후에도 잉글랜드의 공세가 지속되었는데, 오른쪽에서 글렌 존슨과 제임스 밀너의 조합이 위력을 보이고, 제라드와 램파드의 날카로운 중거리 슛이 작렬하는 등 이제야 자신들의 본래 모습을 보여주는 경기를 펼쳤다.

반면 슬로베니아는 잉글랜드의 기세에 밀리며 의기소침한 모습이었고, 전반은 그렇게 잉글랜드의 1-0 리드로 마무리되었다.

 

후반에도 잉글랜드의 공세가 이어지는 반면, 슬로베니아는 한 차례 정도 결정적인 찬스를 맞이하였을 뿐 제대로 공격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아쉽게도 0-1 패배로 경기가 끝나고 말았다.

 

슬로베니아 공격의 핵심은 장신 공격수 노바코비치를 이용한 고공공격이다. 강점으로 작용할 경우 위력을 발휘하지만, 먹히지 않을 경우에는 별다른 공격루트가 없다는 것이 최대의 문제점이다.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을 할 수 있었는데 잉글랜드에 패하며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자호비치 은퇴 이후 팀을 재건하여 나름대로 선전을 펼쳤다고 본다.

 

잉글랜드의 문제점은 역시 불안한 골키퍼, 확실한 짝이 없는 루니의 파트너, 제라드와 램퍼드의 공존, 루니의 골침묵, 기대만큼 좌우 공격에서 레논과 필립스가 제 역할을 해 주지 못하다는 점인데 이 경기에서 밀너가 좋은 활약을 보였기 때문에 16강 전에도 선발 출전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잉글랜드 승리의 숨은 주역은 주심이라고 생각된다. 경기 초반 잉글랜드의 거친 반칙이 이어졌는데 다른 주심들 같으면 옐로우카드가 나올만한 상황인데도 구두 경고로만 그치며 잉글랜드의 기를 살려주는 판정들이 잇따른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