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 관한 단상

대중매체 및 과학기술 발달이 축구에 미치는 영향

soccerpark 2009. 1. 27. 09:31

대중매체 및 과학기술 발달이 축구에 미치는 영향

 

  

1. 외면당하는 그라운드

TV의 발달은 현장관람의 불편과 위험성(극적인 순간을 놓치거나, 자세히 보지 못하는 등)으로 인해 TV에 비춰진 경기는 열심히 시청하지만, 결코 실제로 경기를 하거나 경기장을 찾아가는 수고를 하지 않는 사람들을 양산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축구 및 미디어 재벌이며 총리이기도 하였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는 사람들이 축구장에서 직접 축구를 보는 것보다 TV를 통해 생중계를 시청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축구장 입장을 무료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특히 컴퓨터 게임 등의 발달로 실제경기를 하는 것, 관람하는 것과 컴퓨터에서 축구게임을 하는 것과의 실제와 가상이 뒤섞여 버린 가상현실에만 충실한, 입으로만 축구를 하는 반쪽자리 축구팬과 전문가들이 넘쳐나고 있는 현실이다.

 

2. 응원의 양극화

예전처럼 자신이 태어나거나 살고 있는 전통적인 지역 연고팀에 대하여 강한 충성심으로 뭉쳐진 응원이 있는 반면, 다른 한쪽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AC밀란, 레알 마드리드, 바이에른 뮌헨 등과 같이 빅클럽들에 대한 지역과 국가를 뛰어넘는 응원이 있다.

연고팀은 아니지만 자신의 성향에 맞는 팀을 골라 충성심을 드러내는 것이다. 보통 작은 지역 연고팀의 축구팬들은 하나 정도의 자신이 좋아하는 이러한 대규모 클럽이 있다고 한다.

인터넷 등 통신 및 교통의 발달로 후자와 같은 응원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3. 글로벌화된 축구경기

TV와 인터넷 등 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제는 지구촌 소식을 손쉽게 접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축구경기를 통해 국제적인 관심을 유발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나타나고 있다.

FIFA에서 경기 시작 전 인종차별에 대한 캠페인을 벌인다든지,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기 위해 경기 중 플래카드를 들고 경기장에 난입하는 사태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4. 상업화로 인한 접근성의 불평등

예전에는 축구가 육체노동을 하는 노동자 계급의 대표적인 스포츠로 인식되었으나, 이제는 중산층 계급의 스포츠로 자리매김 되었다.

잉글랜드의 경우 고가의 시즌티켓을 사지 않으면 경기장에서의 관람이 어려워진 상황이고, 더구나 TV 중계권료 등의 천문학적인 액수로 TV시청마저 공중파가 아닌 유료채널에서 상당한 금액을 지불해야만 시청이 가능한 것이다. 게다가 원정응원에까지 참여한다고 생각한다면 하층 계급으로서는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수준을 이미 벗어난 상태이다.

이로 인해 축구에 대한 접근성의 불평등을 가져오게 되고, 이러한 접근성의 불평등으로 인해 오히려 축구에 대한 관심을 하락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수준이다.

 

5. 빈익빈 부익부

방송의 위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축구시장은 최고의 선수들이 명문 클럽으로 이적하는 것을 부추기고, 그 결과로 경쟁이라는 축구의 존재 이유를 흔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이 슈퍼 클럽이 약체인 클럽들에 대한 일방적인 승리가 일상화되면서, TV는 더욱 더 슈퍼 클럽들간의 빅매치에만 고액의 금전적 대가를 지불하는 등 관심을 가지게 됨에 따라 중소 클럽들은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과적으로 중소클럽들의 위기는 축구 자체의 위기를 초래하는 지름길이 될 가능성도 다분한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