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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FIFA 클럽 월드컵 (인터나치오날 vs 알 아흘리)

soccerpark 2006. 12. 13. 22:37

 

알렉상드리

 

생각한 것보다 알 아흘리가 상당히 우수한 팀이었다. 인터나치오날은 자만심으로 무너질 수도 있었던 경기였지만, 신예들의 한방으로 힘겹게 2-1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경기 초반 인터나치오날이 상대를 얕보며 집중력이 떨어진 반면, 알 아흘리는 4-4-2를 바탕으로 순간적으로 미들에 숫자를 많이 두는 3-5-2로의 변형을 겸하며 대등한 경기를 펼쳐 나갔다.

 

하지만 인터나치오날은 슈팅까지 마무리가 되었지만, 알 아흘리는 예선 첫 경기에서도 나타난 특징인데 상대 문전에서 공을 뒤에 들어오는 동료에게 연결하기 위해 흘려주는 플레이가 상당히 뛰어난 편이었지만 역시 객관적인 전력이 앞선다고 볼 수 있는 인터나치오날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페르난당의 인상적인 공수 조율을 바탕으로 슈팅수에서 앞서 가던 인터나치오날이 드디어 전반 23분 17살의 어린 선수인 알렉상드리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지만 태클하던 알 아흘리 수비선수의 발 맞고 자신에게 온 공을 골로 연결시키며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실점 후 전반 초반의 조심스러운 플레이에서 과감한 플레이로 전환하여 만회골을 터트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던 알 아흘리가 세트플레이에서의 중거리슛과 중심선수인 아보우 카트리의 벼락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결정적인 찬스들을 맞았으나 득점에 실패하며 전반을 마감했다. 하지만 상황에 맞게 벤치에서 적절한 작전지시가 들어가고 선수들도 충실히 수행해 주었다는 점에서 알 아흘리가 상당히 뛰어난 팀임을 느낄 수 있었다.

 

후반 초반 인터나치오날이 앞서 나간다는 안일함이 또 다시 나타났다. 골키퍼가 쇄도하던 상대 공격수를 피해 공을 걷어낸다는 것이 동료선수에 맞고 사이드 아웃이 되었고, 알 아흘리가 드로인 한 공을 좌측에서 크로스 올린 것을 노마크로 있던 플라비오가 헤딩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1-1 무승부를 기록한 것이다.

 

동점골 이후 양팀은 정말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알 아흘리는 동점골을 터트린 플라비오가 폭넓은 움직임을 보이며 상대를 괴롭힌 반면, 인터나치오날은 전반과 달리 문전에서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하며 고전을 했다.

 

후반 19분 선제골을 넣었던 알렉상드리가 부상으로 빠지고 역시 19살의 신예 루이스 아드리아누가 교체 투입되었는데, 후반 27분 코너킥에서 올라온 공을 아드리아누가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기록하며 다시 인터나치오날이 앞서기 시작했다.

 

이후 인터나치오날은 패스위주로 공을 돌리며 시간을 보내기 위한 플레이를 펼쳤고,  개인기가 좋은 팀을 상대하는 알 아흘리로서는 함부로 공격 일변도로 나갈 수도 없는 어려움속에 나름대로 선전을 했지만 아쉽게 패하고 말았다.

 

인터나치오날은 공격시에 4-4-2를 바탕으로 순간적으로 공격숫자를 3으로 늘리거나, 수비에서는 측면 수비수들이 공격으로 나간 자리를 수비형 미드필더가 적절히 메우는 등의 유기적임 움직임과 전방으로의 스루패스가 인상적인 팀이었다.

하지만 결정력이 뛰어난 공격수가 없다는 점에서 아무래도 결승에서 바르셀로나를 만난다면 승리하기엔 역부족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선제골을 기록한 인터나치오날의 알렉상드리 선수는 어린 나이임에도 스피드와 개인기 그리고 공간으로 빠져 들어가는 능력이 상당한 선수였는데, 경험을 좀 더 쌓는다면 향후 뛰어난 선수로 발전할 가능성이 풍부한 선수였다.